SQL개발자 시험 벼락치기 턱걸이 (도움 안되는) 후기

일단 이 후기가 왜 '도움 안 되는' 후기인지부터 설명해야겠다. SQLD가 고난도 자격시험은 아니지만, 그래도 SQL 공부하는 셈 치고 열심히 개념 정리하고 필기하여 기록을 남기려고 했다. 이를 위한 한 달 공부 계획을 세웠으나 결과적으로 최종 공부 시간은 하루 채 안 되는 벼락치기로 끝났다. 답안지를 제출하고 나오면서 당연히 떨어졌으리라 생각하고 결과 발표일이 언제인지도 잊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여유 있는 어느 날 문득 생각나서 한번 들어가 보기나 하자 하고 봤는데 턱걸이로 합격해 버린 것이다. 이런 내막이라서, 자격시험을 앞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가 없다는 이야기.

그래도 굳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 정도 스펙에서 이 정도 기초 지식을 가지고 어떤 챕터를 겉핥기 하면, 시험 공부를 덜 해도 몇 점 정도는 보장이 된다는 참고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뭐, 누군가에게는 되지 않을까? 야, 너도 할 수 있어! 벼락치기.

 

SQLD 출제 문항 및 배점 < 시험 정보는 여기에서 보는 것보다 홈페이지에 가서 직접 보는 게 더 좋다. 언제 업데이트될 지 모르니까.

데이터 전문가 스터디 카페 (네이버) < 시험 후기 보려고 갔는데, 카페 내 후기는 별 도움 안되고 블로그 글이 더 유익하다.

감히 밖에 내놓을 수 없는 시험 결과는 아래와 같다. 과락 과목별 40%에 총점 60점 이상이니, 어디 가서 나 SQLD 합격했다고 말하기 부끄러운 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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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지식 수준을 주절거려 보자면, 학부 때 데이터베이스 강의를 수강한 적이 있고 재미있어서 꽤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정보처리기사 보유하고 있고 야근, 주말 근무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개발 직무이지만 SQL을 사용하거나 DB를 건드리는 일은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해 기본적인 DML 키워드나 문법조차도 인터넷 검색 하는 수준

시험공부 기간을 말할 것 같으면 크게 할 말이 없다. 시험이 5월 말이라 한 달 잡고 공부해야지 싶었는데, 미루기 마스터답게 계획은 모두 망가졌다. 4월 중순에 3시간 정도의 인강 두어 개를 라디오처럼 들었고, 시험 전날과 당일 오전에 문제 은행과 기출 풀이 영상을 시청했다. 자세한 내용은 후술...

뭘 공부했는지 시험공부 내용을 읊어보자면 인터넷에서 여러 후기를 읽어보니 전반적으로 무슨 노랭이책인가를 공통적으로 공부하고, 인강이나 기출 풀이를 한다고 했다. 정처기 때도 그랬지만 대중적인 자격증 공부할 때는 책을 안 사는 편이라서, 무료 강의와 문제 은행으로 공부해야지 생각했다. 기출 돌리다가 영 이해 안 가면 도서관에서 빌리지 뭐, 그런 계획...

...이었으나 블로그 후기에서 추천하는 강의 몇 개를 슥 들어봤더니 전반적으로 너무 기초였다. 과목 정리 영상들도 너무 개괄적이고 큰 의미는 없어 솔직히 전공자분들께는 별 도움 안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 사실을 시험 전 주에 깨달았는데 뒤늦게나마 기출에 목숨을 거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회사에서 급하게 투입된 프로젝트가 있어 월루 공부 시간이 확보되지 않는 상태, 이제야 노랭이 책을 구하는 건 돈 낭비라고 생각했다.

다른 자격증 공부할 때 제법 도움을 받았던 웹 문제 은행이 떠올라 기억을 더듬어 찾아 갔다. 개념이 부족한데 시간이 없다면, 기출을 풀며 공부하는 방식이 좋을지도 모른다. 해설을 보고 역으로 개념을 공부할 수 있으니까. 그런 생각으로 문제 은행을 돌리는데 한 대여섯 문제가 계속 반복해서 나오는 것이었다. 젠장, 없데이트 문제 은행이었다. 미리 확인했어야 했는데. 울면서 다른 기출 자료를 찾아 헤맸다. 책을 사면 편하겠지만 당장 내일이 시험인데 이제야 구매할 수는 없었다.

유튜브 기출 풀이 강의를 모아 놓고 2배속으로 들었다. 지난 2회 정도 기출 분량을 눈으로 훑고 나서 든 생각은, 아... SQLD의 꽃은 내 머리 속에 전혀 들어온 적이 없는 2과목 내용이구나. 그것을 깨달은 순간 해탈했다. 굳이 이 시험에 목매지 않기로 했다. 2년 기출까지만 이해하자는 마음으로 영상에 나온 개념만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솔직히 시험은 반포기 상태였다. 업무 시간에는 공부를 거의 못 했고 저녁에는 피곤하다는 핑계로 (...) 안 했다. 심지어 시험 전날 공부하겠다고 휴가를 써 놓고, 정작 게임 쇼를 구경하러 갔다. (즐겼으니 됐어...) 밤을 새서 공부할까 고민했지만 시험 볼 때 피곤하면 안 되지 싶어 일찍 자기로 했다. 그래도 시험 당일 아침에 시험장에서 먼저 도착해 기출을 다시 살펴볼 수 있었다.

시험지를 받고 문제를 읽는데 역시나 한 손에 꼽을 정도의 문제를 제외하고는 정답이 눈에 바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도 2배속 돌리며 주워들었던 개념과 학부 때 공부했던 기억의 흔적을 짜 맞춰 50문항 모두 눈도장은 찍었다. 솔직히 절반은 찍은 것 같다. 객관식이라서 정말 다행이었다.

 

만약 이번 시험에 떨어져서 다시 공부해야 했다면, SQLD는 포기하고 스킵했을 것 같다 노랭이를 중고로 사든 빌리든 해서 내가 확인하지 못한 2과목 개념 정리를 제대로 할 것 같다. 만약 급하게 준비한다면 기출문제를 더 확보해서 많이 풀어볼 것 같다. 그 정도면 고득점 퍼펙트 합격은 아니더라도 합격선은 충분히 오를 것이라 생각한다.

 

SQLD 자격 시험 합격은, 삭막한 직장 생활에 미지근한 물 한 모금과 같은 행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