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팀, 그리고 나 관리하기 (인프콘 2023 시청 후기)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의지가 약해질 때, 컨퍼런스 영상을 보곤 한다. 인생에 현타오는 사람들이 이따금 자기 계발 영상 보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다가 말이다. 마침 인프런에 작년 컨퍼런스 영상이 있길래 클릭했다. 모두 들을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여력이 안 되어, 재미 있어 보이는 주제 몇 가지를 골라 시청했다. 주로 기술적인 부분이 궁금해 클릭한 것이 많지만,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인적 자원 관리의 중요성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관심 있는 부분 위주의 간략한 정리와 내 생각을 담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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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구글 시니어 개발자는 코딩을 안 할까?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클릭을 참을 수 없는 키워드의 조합이었다. (구글, 코딩, 안해?) 구글에서 일하며 보고 배운 경험담과 가벼운 농담이 함께 한 내용이라 꽤 재미 있게 들었다.

구글 시니어 개발자는 코딩(또는 본인의 업무)보다 타인의 생산성을 올리는 업무의 비중이 크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주기적인 리팩토링, 신기술 가이드 작성, 팀 내 리소스 파악 및 적절한 분배 같은 일 말이다. 신입 때부터 내가 해보려 시도한 업무들인데, 애썼던 만큼 성과가 눈부시지는 않았던 이유를 조금을 알 것 같았다. 분명히 팀을 위해 필요한 일이지만, 경험과 노하우가 뒷받침 되었을 때 더 큰 효율을 볼 수 있는 일이었나보다.

한편 시니어는 멘토링을 하고, 코드 리뷰를 리드하고, 테크 토크를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환경을 제공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시니어의 역할을 너무 좁게 생각했나 싶었다. 더 넓은 시선에서 볼 줄 알아야겠다.

세션을 통해 조직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프로그래머의 역할을 되새겨볼 수 있었다. 꼭 시니어가 아니더라도 조직의 개발 문화를 바꿔보고 싶다면 고민해 보아야 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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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 MSA 도입과 조직 구조

팀 관리 이야기와 함께 기술적인 내용이 조금 더 많은 세션이었다. 기존 시스템을 MSA로 전환하며 배운 좋은 점과 고려해야할 점을 리스트업 하여 예시와 함께 설명해주셨다. 어쩌면 너무 일반적이고 당연하고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줄글로 나열된 내용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맞닥뜨리며 경험하는 것, 그리고 그 경험을 듣는 것은 줄글의 지식을 읽는 것과 느낌이 사뭇 다르다.

모놀리식 프로젝트, 그리고 MSA 프로젝트를 각각 접해본 적은 있지만 상호 전환을 해본 경험은 없다. 그래서 내가 해보지 못한 일의 경험담을 듣고 트러블 슈팅 과정을 알아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직접 경험해보는 것에 비할 바가 안되겠지만 간접 경험을 통해서 내 능력이 조금이나마 향상되는 느낌이 든다. 마치 RPG에서 쩔 받는 느낌이랄까.

꼭 MSA로의 전환 뿐 아니라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것을 도입하고 바꿔가는 과정에서 마추지는 일반적인 문제에 관한 부분도 있어, 경험을 곱씹어보고 공감하며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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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렇게 모듈을 나눴어요: 멀티 모듈을 설계하는 또 다른 관점

이 또한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이 배우는 세션이었다. 특히 최근에 했던 프로젝트와 환경이 비슷하고, 설계에 관심이 많은 입장에서 꽤 흥미롭게 들었다. 예컨대 공통 코드를 분리하는 기준을 도메인 파트와 인프라 파트로 나눈다거나, usecase는 공통 모듈에서 제거한다는 등의 내용이 그렇다. 다음 프로젝트에서 설계 기회가 있다면 꼭 적용해 보고 싶다.

가장 인상 깊었고 마음에 새기고 싶었던 이야기는 '좋은 아키텍트는 많은 고려 사항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설계에 충분한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를 완벽하게 하려다가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 설계 사항은 언제나 유동적으로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문제가 생기거나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 픽스해도 늦지 않는다. 항상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 생각했던 내용이라 와닿았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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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가 주니어라 하기에도 연차가 쌓였고 그렇다고 시니어라 하기에는 경험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생각을, 최근 들어 종종 한다. 물론 프로젝트와 팀을 관리하는 것이 비단 매니저나 시니어만의 일은 아니기에 그런 경험담은 항상 곱씹으며 소중히 듣고 있다. 내가 직접 바꿔나가는 리더 입장에서 듣는다기 보다는, 리딩하는 사람을 이해하고 더욱 서포트를 잘하기 위해서이다.

리딩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자신감, 여기에서 비롯된 모두를 끌어올 수 있는 카리스마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그런 능력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내 실력에 대한 자신감 결여라기보다는, 스스로 부족한 부분이 어디인지를 알기에 그 스킬을 올리는 데 집중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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